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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일차_P3_잡글_바다의 글
엄청나게 시끄러운 플레케 이야기 (휘스 카이어/ 비룡소) --한바다


열한 살 주인공 폴레케는 시인이다. 그래서 책 곳곳에는 폴레케의 시가 등장해 폴레케의 마음을 이야기해 준다. 그중에 가장 멋있다고 생각되는 시 세 개를 뽑아보았다.


더 이상 할말이 없을때 시인들은 죽는지도 모른다.


이 말이 너무 멋있다. 그런데 왜 멋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자기 할일을 다 하고 간다는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다.

폴레케의 남자친구 미문의 엄마가 학교 앞에서 폴레케에게 미문과 사귀지 말라고 했다. 그때 폴레케는 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어떤 상황을 보았을때 말을 할 수 없으면 시인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 이런 뜻인 것 같다.


저기 가벼운 편지봉투가 나비처럼 나풀나풀 날아가네. 하지만 색이 하얗고 목 놓아 소리지르는 것을 보면 그래, 저건 갈매기 인가 봐.


목놓아 소리지른다는 것은 편지 내용을 말해 준다는 것 같다. 혹은 날 보라고 말하는것일 수도.

미문이 편지를 집 앞에 놓고 갔고 폴레케의 친구 카로는 그 편지가 아무런 가치가 없다며 읽지 말라고 한다. 폴레케는 카로 말대로 무시하려 하지만 편지가 자꾸 눈 앞에 어른거린다. 이래서 편지봉투가 날아다닌다고 하는 것 같고, 편지가 자꾸 날 보라고 소리칠 때 폴레케는 ‘저건 갈매기야’ 라고 생각하는 것같다.


됐어, 모두 제자리를 찾은 거야. 물고기는 물속에, 새는 하늘에, 네 손은 내 손안에.

"네 손은 내 손안에" 라는 글을 보면 우리는 "나"와 "너"가 서로 손을 잡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또 서로 사랑한다는 것도. 
단지 손이 손안에 있다는 표현 만으로도 이렇게 다양한것을 표현할수 있다는 것이 너무 멋있다. 시인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제자리를 찾은 거야." 이 말은 마치 운명을 말하는것 같다. 네 손은 내 손안에 있어야 해. 왜냐고? 그건 당연한거니까.


(끝)


-------------------

책을 아이와 같이 읽으면 좋다. 열두 살 바다는 가끔 좋은 책을 만나면 "엄마 이거 읽어 봤어? 엄마도 읽어 봐!"를 내가 그 책을 읽을 때까지 한다. 오랫만에 책 속에 딱 들어가 앉은 느낌으로 책을 읽길래, 글 한 번 써보기를 부탁했다. 

이십 분을 앉아 있더니만 "쓸 게 없어" 한다. 아이들은 왜 늘 다 생각해보고서는 쓸 게 없고, 그릴 게 없다고 말할까. 그건 정말 쓸 게 없고 그릴 게 없어서가 아닌 것 같다. 쓸 게 너무 많고 그릴 게 너무 많은데 고르지를 못 하는 것이다. 한 글에 하나만 쓰자. 모든 것을 설명해 줄 필요는 없어. 그냥 여러가지 중에 한 가지 이야기만 골라보자. 너는 이 책이 좋다고 했지, 뭐가 제일 좋았어? 
곰곰이 생각하던 바다는, 플레케가 지은 시가 제일 좋았어.라고 했다. 그런데 왜 좋은 지는 잘 모르겠어.

모르지! 그게 정말 어려운 거지. 그럼 그걸 한 번 써보는 걸로 하자. 왜 좋은 지 알겠으면 알겠는 것을 써보고, 모르겠으면 모르겠다고 써도 글이 되니까.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일은 얼마나 중요한가!)


그랬더니 다시 책을 뒤적이며 컴퓨터 앞에서 끙끙거리고 앉아 쓴 글이다. 정말 좋은 글이다! 칭찬 듬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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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힌토끼 | 2020/12/04 07:21 | 100일의 글 쓰기 | 트랙백 | 덧글(1)
33일차_P3_잡글_여류
바다가 읽던 "엄청나게 시끄러운 폴레케 이야기"를 넘겨 받아 읽었다. 재밌다. 폴레케를 둘러싼 복잡다단한 상황이 열한살 짜리의 직관적인 싯구로 표현된다. 흥미롭게 책장이 넘어간다.

그런데 중간에 눈에 띄는 단어가 있다.



"여류"는 "이 일은 원래 남자들이 하는 일인데 여자도 이 어려운 일을 해내다니 대단하네. 꽤 비슷하게 하는 것 같으니 언급해주지"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요즘도 이런 표현을 쓰나? 이 책이 옛날 책이라 그런가? 판권란을 확인하니 2020년 7쇄다. 그럼 굳이 이렇게 썼다는 이야기인데... '나는 어리지만, 여자지만 시인이야.' 하는 폴레케의 자존감을 강하게 표현하고자 뭔가 있어보이는 표현을 쓰려고 했던걸까? "여성 시인 폴레케"까지는 아니어도 "여자 시인 폴레케"라고 했으면 어떨까? 그래도 의미는 전달 되지 않을까? 아니면 네덜란드에도 "여류"라는 표현이 있을까? 그냥 여성명사라 "여성"을 번역에서 살려 쓰려다 습관처럼 "여류"가 되었을 것 같긴 하지만, 그런데 이제 저 단어는 제발 좀 사라져줘야하지 않을까? 요즘 누가 authoress를 사용한단 말인가? 아닌가? 번역가가 독자의 이런 반응까지 염두에 두고 당시 여자가 시인을 하는 것을 놀랍게 보던 풍토를 살려 여자 아이가 스스로를 "여류" 시인이라 낮추어 칭하는 것으로 묘사한 걸까?

내가 여기까지 생각하고 한숨을 푹 쉬자 바다가 묻는다. 왜 그래 엄마? "여류"가 뭔 지 아니? 몰라.

그림책 하면서 이런 종류의 문제로 힘들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림책 동네는 작가도 편집자도 여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림책이라는 매체가 "여자와 아이들이 보는 책"이라는, 어떤 의도가 짙은 발언을 하는 무리들에서는 일찌감치 빠져나왔다. 어쩌면 나는 이 여성국에서 무척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 "여류 그림책 작가"는 있을 수 없다. 어차피 가장 권력이 없는 집단이라 생길 문제랄 게 없는 것일지도.

위키피디아에서 "여류작가"는 이렇게 나온다. 하하하.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거의 폴레케 책을 다 읽어갈 즈음에 또 한 단어가 눈에 걸린다. 잠깐만. 요즘도 "호모"라는 표현을 쓰나? 이건 번역가가 독자의 이런 반응까지 염두에 두고 당시의 분위기를 최대한 반영하여 세심하게 사용한 표현인걸까? 엄청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면 수정되기를 바라옵니다.





by 힌토끼 | 2020/12/03 07:10 | 100일의 글 쓰기 | 트랙백 | 덧글(0)
32일차_P3_물건들: 새로운 판화 기법

"움직이는 ㄱㄴㄷ"을 본 첫 독자가 그랬다. 단어의 선택을 보니, 당신의 정신세계는 독특하고도 암울하군요. 첫 페이지 열자마자 가두더니, 녹아내리고, 다치고, 묶어버리지를 않나, 부러지고, 확 사라져버리다 못해, 되는 것 없이 어긋나고, 그러다 결국 치다니.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못된' 단어들이 '재미'있다는 거다. 해당 자음의 여러 단어들을 쭉 늘어놓고 보면서 철저하게 이미지가 재미있게 나오는 것으로 골랐다. 책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후에 이렇게 말해주는 독자도 만났다. "단어들이 꼭 아이들 같다. 맨날 다치고 부서뜨리고하는. 아이들이 재밌어 할만한 단어의 선택이었다." 작가와 비슷한 정신세계의 몇 안 되는 독자겠지만.

그 와중에 편집자들이 가차없이 "그래도 이건 안 돼!"를 외쳤던 단어가 있었다.


ㅊ-치다
ㅊ 글자 종이를 주차장 바닥에 깔아놓고, 실제 차 바퀴에 잉크를 바르고, 운전해서 슬쩍 지나갔다. 새로운 판화 기법이지! 하면서. (...정신 세계에 문제가 있긴 하다.)

당시 편집자가 해 주었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 이 책은 음운의 시각 형태와 그 음가로 시작하는 낱말의 개념을 연결한 거잖아요.이 연상은 아주 새로워요. 표음문자의 음운은 그냥 소리고 닮은 소리를 지닌 낱말을 연결한 경우는 있지만 그건 그 개념들에서 온 거지, 소리 자체가 어떤 개념을 내포하진 않아요. "가방", "가지"의 개념이 ㄱ하고 무슨 관계가 있는 건 아니죠. 또 소리가 기호랑 뭔 상관이 있나 하면 아무 상관 없고. 근데 이건 낱말의 개념을 소리 기호 자체와 확 연결시켜 버린 거지요. 눈에 보이게.

이걸 보고 있으면 ㅎ이 흔들리다란 말과 태생적으로 관계가 있는 듯한 환상을 갖게 돼요. "


어떤 무색무취한 활자가 이미지가 되면서 어떤 성격이 부여된다. 활자와 이미지가 서로를 넘나드는 지점이다.

한 독자의 리뷰도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이 책을 본 아이의 반응이 신기했다. ㄴ이 녹아내리고 ㅎ이 흔들리고 하는 그림이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한 모양이다. 하긴 내가 봐도 재미있었으니 아이는 더 했으리라. 아이는 글자에 눈, 코, 입을 그려 넣기도 하고 글자가 살이 있는 대상이라도 되는 듯 말을 걸기도 한다.
당연히 낱말에 대한 관심도 많이 늘었다. 이제는 과자 봉지나 간판 등에서 보는 글자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말 달리자’는 TV프로를 보더니 ‘달리자’라는 글자가 말처럼 달려와서 자기와 쿵 부딪쳤다는 등 끝없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활자와 이미지가 만나는 재밌는 사건이다. '달리자'가 달려와서 쿵 부딪는 책을 만들어 보고 싶었는데, 언제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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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힌토끼 | 2020/12/02 08:56 | 100일의 글 쓰기 | 트랙백 | 덧글(3)
31일차_P1_물건들: 다이어리


작가님 일정이 어떻게 되세요? 질문에, 아 제가 지금 다이어리를 안 가지고 나와서...라고 말하면서 민망하다. 요즘 누가 다이어리를 쓰냐? 그래도 저렇게 써야 기억이 나고, 빗금을 그어야 일이 끝난 것 같은 느낌이 드니 어쩔 수가 없구나. 내년 알라딘 다이어리디자인은 뭔가.. 뒤져보는 것으로 일 년이 흘렀구나 생각한다.

올 해의 다이어리는 끔찍하게 꽉 차 있었다. 특히 11월은 코로나 시대에 어울리지 않게 미팅이 많아서 형광칠로 덕지덕지 지저분했다. 그리고 넘긴 12월의 페이지는....



아아 깨끗하다.

어제 국제교류진흥원 프로젝트 촬영이 끝나고 정말 홀가분한 마음이 되었다. 물론 마감이 하나 있고 (이 마감은 8월부터 마감이다) 보내야 할 답장들이 또 쌓이고 있다. 이제 일을 새로 더 받지 않기다?! 매니저와 약속도 여러 번 했는데...12월은 안식년 못 해도 안식달을 해보는 거다?! 매니저의 말은 허공에 산산히 흩어졌다. 오늘 매니저에게 또 만들고 싶은 책에 대해 떠벌렸다. 응?응? 어떻게 생각해? 

오늘 바다랑 오후에 그림 그리기로 했는데, 내쳐 자버렸다. (바다도 같이 잠들었다)
내일은 꼭 하자. 엄마가 바쁘면 섭섭한 딸래미. 







by 힌토끼 | 2020/12/01 17:48 | 100일의 글 쓰기 | 트랙백 | 덧글(1)
30일차_P3_잡글: 만나서 좋았습니다





어떨 때는 설명하기도 싫고, 그냥 그대로 그런 것일 뿐입니다. 라고 하고 싶어진다.

살짝, 접점만 남기고,
만나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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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힌토끼 | 2020/11/30 19:47 | 100일의 글 쓰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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