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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The National Book Festrival, Washington D.C.

Washington D.C.의 National Mall에서 9월 21-22일, 청명한 가을 날씨를 배경으로 미국 의회도서관 주최 내셔널 북 페스티벌이 있었다.

갈 때 열세시간 반+ 올 때 열세시간 반 비행시간 동안 총 수면량 15분. (비행기와 자동차에서 잠을 잘 못자는 고약한 특성)
덕분에 최신 고전 허접 영화까지 모조리 섭렵--영화를 열 편 넘게 본 듯.

덕분에 워싱턴에 머무르는 기간 내내 헤롱 헤롱...어찌 걸어다녔는지 기억 안 남. 워싱턴에 있는 사랑스러운 나의 사촌이 안 챙겨줬으면 집에도 못 갈뻔.



공항에서 호텔 근처로 들어서는데 반즈앤노블 서점 유리창에 내 포스터가 붙어있더라. 축제분위기 실감. 
창가에 내 'Mirror'책이 놓여있네.

미국 그림책들 좀 사려고 나중에 이 서점에 들렀는데, 막상 그 안에선 내 그림책을 못 찾았다. 대형서점의 어린이 책 섹션은 베스트셀러 와 패키지 (주로 장난감과 함께 포장되어있는) 상품만 눈에띄게 진열되어있고, 막상 뒤지다가도 심봤다!하고 사게 되는 책들은 드물다. 그나마 '서점'이 남아있는 걸 고마워 해야하는 걸까.

첫 날은 사촌과 회포를 풀고, 둘쨋날은 친구를 national mall 근처의 Hirshhorn Museum 야외 카페에서 만났다.
이 뮤지움 gift shop에 "OPEN THIS LITTLE BOOK"이 진열되어 있길래 한 컷.

내셔널 몰은 한창 축제 준비 중. 이런 대형 pavillion 들이 주제별로 (소설/ 시와 산문/ contemporary life/ History & Biography/ 어린이/ 청소년/ 책 파는 천막/ 작가들을 위한 공간/ 책 사인회 용 천막 등등..)여러개 서있고, 일정대로 각 천막안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작가들의 presentation이 진행되고, 끝나면 사인회가 예정되어 있다. 
나는 여기. CHILDREN's pavillion!
연설이 있을 무대 배경으로 내 포스터의 이미지들을 잘 배치하여 꾸며놓았다.
답사 끝. 저녁때는 의회도서관에서 주최한 gala program에 다녀왔다. 국회의사당 건물 옆에 있는 의회도서관은 매우 아름다운 건물이었다.
author's program-- 올 해 Library of Congress Prize for American Fiction 수상자인 Don Delillo의 연설이 있었다. 처음에 이런 이야기로 운을 뗐다. 자기가 다녀온 터키의 어느 고대 도서관에선 박쥐들이 살더라고. 그 박쥐들이 bookworm을 잡아 먹어 도서관 책들의 상태를 유지한다는...^^

그리고 Jon Klassen도 짧게 연설했다.

무대 위의 모니터도 그렇고, 곳곳에서 내 포스터의 이미지들이 사용되었다. 포스터 안에 워낙 많은 동물들이 가지에 올라앉아 있어서 그런지, 디자이너가 이곳 저곳에 잘 활용했더라.
의회 도서관 홀에서 부페가 있었고, 재즈 악단이 와서 연주를 하고, 이곳 의회도서관을 파티 내내 개방을 해서 구석구석을 구경할 수 있었다.
파티, 파티! 파티에선 그야말로 많은 사람들이 섞여 담소를 나누는데, 늘 느끼는 것이지만, 미국 (특히 미국!) 사람들은 어떤 자리에서도 십 분안에 친구 만드는 최고의 기술을 갖춘 듯. 내 옆 자리의 모니카 브라운 (작가)은 "How did you get involved in the festival?" 이 한마디로 같은 테이블에 앉은 모두를 인터뷰 하더라. 하긴 난 한국에서도 이렇게 그룹으로 앉으면 주로 듣는 편이긴 하다만은. small talk을 잘 한다는 건...어쩌면 궁금한 게 많아서 일 거다. 

이런 종류의 파티는 어쩌면 후원자들을 위한 것. 작가들도 보였지만, 그보다는 머리 희끗 희끗한 후원자들이 더 많이 보였다. 이번에 향후 5년간의 페스티벌을 위해 후원된 모금이 오백만 불이라 했던가...? 

페스티벌의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였다. 그리고 내용도, 시설도, 기획도 알찼다. 진심. 부러운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하긴 그 후원금의 일부로 나도 이곳에 왔겠지.)

*

페스티벌 첫 날.

Author's Pavilion에 가서 등록하고, 아침을 먹고, Book SalesPavillion에 가서 pre-signing을 했다.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작가들의 책을 대거 가져다놓고 파는데, 그 중 일부에 미리 사인을 해 두는 거다. 능숙한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빠른 시간에 후닥닥. Open This Little Book, Wave, Mirror, Shadow가 판매대 위에 있던데, Wave 책은 첫날 다 팔렸다.
아침 일찍 부터 벌써 사람이 바글 바글하다. 작년에 이틀 행사기간 동안 25만명이 왔다는데--미국의 스케일이란...--아닌게 아니라 이런 추세면 정말 그정도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이곳은 주립도서관들이 각 주의 독서활동과 도서관 홍보를 하는 파빌리온.
각 파빌리온 마다 사람들이 꽉 들어차있다. 독자들의 열기가 뜨겁다. 새삼 느낀 것이었지만--이 행사는 그야말로 독자들을 위한 행사로, 독자들은 일정표를 참고해 각자가 관심있는 작가들의 프리젠테이션을 체크해서 보러 돌아다닌다. 가족단위의 방문객도 많았고, 도서관 사서들도 많이 만났다.
이곳 저곳에 사진 찍을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내가 포스터 작가라는 것을 알게되면 반갑게 인사했다. '이 포스터가 그 중 제일 좋아요~'성 멘트도 꽤 들었음. 읏흠.

어제와 달리...^^ 존 클라센은 느릿 느릿, 유머러스하게 "내 모자 어딨어"를 소개했다. 존 클라센와 올리버 제퍼스는 영어권에서 가장 hot한 작가들이다. 지난번 호주에 갔을 때도 서점에 이 두 작가들의 그림책이 거의 도배되어 있던데..

게다가 존 클라센은 올 해 칼데콧 메달까지... 어쨌거나. 매우 즐겁고 재밌는 프리젠테이션.

올리버 제퍼스는 아이들을 무대에 불러올려 그림을 거의 자기 책을 다 그려가며  프리젠테이션. 이번에 알고보니 올리버 제퍼스는 호주에서 태어나 노던 아일랜드에서 자랐고, 지금은 미국에 산단다. "모두가 나에게 "악센트"가 있다고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미국 관객들 하하하. 나도 하하하. (여보세요. 내 앞에서 지금 액센트 이야기 하오?)
"내가 이곳에 온 유일한 외국작가인가봐요" 했더니, 나의 에스코트 왈, 아닐껄요. "올리버가 있잖아요!" 아이고 외국인이던 뭐던,영어 쓰는 외국인이잖소.


*
페스티벌 두번째 날.


오전에 느지막히 일어나서, 반즈앤 노블에 들렀다가 걸어서 내셔널 몰에 도착. 마침 주변 도로에서 도미니카 공화국 퍼레이드 행사를 하고 있었다. 
Author's pavillion에서 크리스토퍼 그린맨, 나의 에스코트를 만났다. 이 분은 의회도서관 변호사라는데, 이번에 자원봉사자로 지원해서 에스코트를 하게 되었단다. 북 사인회 자원봉사자들은 워싱턴 주니어 리그 (야구) 학생들이다. 언제나 자원봉사자들에게 눈이 간다. 모두들 페스티벌을 100%즐기는 모습.

크리스토퍼는 프리젠테이션 파일도 넘겨주고, 챙겨주고, 길동무 해주고, 그리고 사인회에서 특히(!) 엄청나게 에스코트 해줬다. 그 이야기는 뒤에서.

내 앞의 Jon Scieszka의 프리젠테이션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작가 아저씨는 책도 재밌지만, 사람도 엄청 재밌다. 관객들이 웃느라 정신을 못 차린다. 
 
여기서 Jeniffer Gavin--이 페스티벌의 코디네이터로 내게 포스터를 의뢰했던 사람--을 만났다. 인상 좋고 따뜻하다. 무대에서 나를 소개해주었다.

쑤쥐리~
블라블라
할라할라
오푼디쓰리틀뿍!
프리젠테이션 화면이 한쪽에만 설치되어있어, 반대쪽 관객들에겐 슬라이드 쇼 음악에 맞추어 책장을 넘기며 보여줬는데, 책장이 어찌나 안 넘어가던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아 질문을 많이 받았다. 양쪽 통로에 마이크가 설치 되어있어, 자리에서 일어나 나와야 질문할 수 있다.
여러 질문을 받고 있는데 꼬마 아가씨 하나가 나와서 숨을 흡. 들이마시길래, 무슨 질문을 하려나 했더니,

"여기 와줘서 고마워요"

나도, 관객들도, 순간 눈에 하트 뿅뿅생기며 "오오오오..."

...그리고 이어지는 아이들 질문들이 재밌다.
-'Mirror' 책에 관해--"Why do people do opposit things?"
- 'Wave'--"왜 페이지 중간에 손이 사라졌어요?"
- "왜 글없는 그림책을 만들어요?"

그렇게 부끄러워하면서도 결국 나와서 질문을 하고 들어간다. 질문하다가 중간에 엄마 뒤에 숨는 녀석도 있었지만.
왜 이 아이들은 '거침'이 없을까. 궁금한 것이 있으면 손들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바로 물어본다. 뭐가 되었든. 질문이 되든 안 되든.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할까? 이 아이들을 이렇게 만드는 힘은 무엇일까?

예전에 미국에서 살면서도 느꼈던 것은--이 나라가 여러가지 면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어떤 미국적 value가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자신의 권리를 정당하게 주장하고, 그리고 그것에 '거침'이 없는 것. 그것은 문화적인 것일까? 어린 아이를 어린 애 취급하지않고 동등하게 대해 주는 것. '버릇없다'고 눌러버리지 않는 것과 관련있을까? 우리가 너무 아이들을 누르고 있는 건 아닐까? 서양은 "I'm unique." 이 한마디로 끝까지 간다. 동양은 그룹내의 관계를 더 중요시 한다. 그룹안에서 원만하게 지내는 것이 나의 독특함보다 중요한 것이다. 튀지 않아야하니 조용하다. 생각해 볼 꺼리.

마지막에 포스터가 나온 걸 보니 어떠냐고 묻길래, 이곳 내셔널 몰 곳곳에 내 그림이 널려있어, 마치 '나의'축제 같은 생각이 든다.고 했더니 사람들이 와--웃는다. 나중에 사인회 할 때 독자들이 와서 그러더라. "Congratulation on YOUR festival!"

사실 그랬다. 목에 걸고 있는 작가 표찰에도, 프로그램에도, 깃발에도, 심지어 물통에도 내 그림이 들어있고, 포스터는 곳곳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으니, 내 축제 맞네.




내 시간이 끝난 후, 뭔가 더 질문하려는 사람들이 내 쪽으로 다가오는데 나의 에스코트는 '단호하게' 저지하며 북 사인회장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했다. ('단호하게'--왠지 내가 '매우' 중요한 사람같이 느껴졌음..)

북 사인회도 스케일이 참...컸다.
저 천막아래 작가들이 앉아있고 그 뒤로 길-게 줄을 선다.
처음에 자원봉사자들이 signing item을 두 개로 제한하자는 거다. 그래도 여기까지 사인 받으려고 왔는데 인정상...한 다섯개 정도는 어때요? 했더니 안 된단다. 음. 왜 그런지 나중에 알았다. 내 북사이닝 세션이 한시간이었는데, 정말 한시간동안 내내 사인을 했다. 고마워요. 하면서 하도 웃어서 뺨 근육이 아프더라는. 누군가 두 개 이상을 내밀면 나의 크리스토퍼가 '단호하게' 저지. ㅋ 고마워욤.
옆에 있는 의자에 좀 앉아서 쉬라고 했더니 크리스토퍼 왈, 책상 뒤로 사람들이 돌아가지 못하도록, 보안상 자기가 막고 서있어야 한단다. (음. 내가 '정말' 중요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ㅋ)

사람들은 포스터에도 사인을 받아갔지만, 책들도 많이 들고 왔다. 북세일즈 파빌리온에서 사온 듯 한 새 책도 있었지만, 꼬질해진, 집에서 오래 보던 것 같은 느낌의 책들도 많았다. 사인을 받으려고, 집에서부터 챙겨온 거다. 북 사이닝 아이템이 두 개 라고 하니, 가족들이 다 나눠서 받거나 ^^ 아니면 다시 줄을 서더라. 크리스토퍼 몰래 사인 더 해주고....
아까 질문했던, 그리고 '와 줘서 고맙다던' 쌍둥이 아가씨들.
티셔츠 양쪽에 사인 받아간 아가씨.

여기까지만 할 걸. 사인회 끝나고 미디어 텐트에 가서 난데없는 인터뷰를 해서 완전 횡설 수설-- 비영어권 국가 사람들만 알 것이다. 하루가 끝나가는 시점에 얼마나 피곤한지. 하루 종일 집중해서 귀를 열고 듣고 말하느라 말이다.

녹초가 되었지만...




....나의 축제였다.








by 힌토끼 | 2013/10/07 13:11 | 그림책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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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루아 at 2013/10/07 22:46
앗! 오셨군요. 그때 타주에 있는 결혼식으로 집을 비워서 못 갔는데...아쉽네요 :)
Commented by 힌토끼 at 2013/10/11 11:47
앗 워싱턴 사시는 군요. ^^ 재밌는 페스티벌이었는데...^^
Commented by 길영 at 2013/10/09 10:44
정말 멋있으세요..
언젠가 한번 꼭 뵙기를 기도합니당.~~^^
저도 조금씩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작가님처럼 되지는 못하겠지만ㅎㅎ
비슷해질려고 ㅎ 노력할려구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Commented by 힌토끼 at 2013/10/11 11:48
멋있을 것 까지야...--;;
그림이 해주는 게 많죠. 즐기셔요.
Commented by 글쎄 at 2013/10/09 13:51
우와 부럽습니다
제가 다 뿌듯합니다
이수지 작가님이 진정한 애국자십니다
어린이들이 한국이라는 나라를 더 흥미롭고 긍정적으로 이해하지 않을까요
대단하십니다
화이팅 ^-^

Commented by 힌토끼 at 2013/10/11 11:50
애국...까지야... ^^;;

"와 줘서 고마워요."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더라고요.
Commented by 보리 at 2013/10/11 22:46
오~! 완죤 어려 보이심. 인터네쇼날 작가답다~.상세한 포스트 넘 좋아요.
Commented by 힌토끼 at 2013/10/14 11:19
사진 선택에 심혈을 기울임...

훌륭한 찍사가 있었어요. 사촌 남편.
Commented by 민서민기 at 2013/10/13 03:06

언냐..........최고!!!!
Commented by 힌토끼 at 2013/10/14 11:09
내 얼굴 보니 반갑쥐? ㅋ
Commented by Luis at 2013/10/15 06:57
작가님~ 축하합니다! I wish I could be there ㅠ.ㅜ 언젠가 가고 싶어요!
Commented by 힌토끼 at 2013/10/24 12:21
매년 합니다. 저보다 가까운 데 살잖아요. ^^
Commented by 한지현 at 2013/10/19 16:07
정말 아름다운 축제네요!
의회도서관 건물도 멋지고 포스터 옆에 서있는 사진 진정 멋지십니다^^
포스터 그림이 참 따뜻해 보여요....
기분 좋아지는 글과 사진 잘 읽었어요~
Commented by 힌토끼 at 2013/10/24 12:20
^^ 땡큐에요~
Commented by 임윤경 at 2013/11/19 12:29
작가님 안녕하세요 책으로만 접하고 매체에서만 뵙다

개인 공간(홈페이지 아닌)이 있다는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 .

의회도서관 북페스티벌 포스터. 정말 . 제 공간 벽에 붙여두고싶을만큼

너무너무 따뜻하고 기분좋은 북적거림으로 가득하네요.

늘 좋은 영감 받고 또 응원합니다 ^^

Commented by 힌토끼 at 2013/11/20 00:14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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