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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alia 1 -- Torino: Salone Internazionale del Libro di Torino


몇 달 전 꼬라이니에서 토리노 국제도서전에 올 생각이 있냐는 메일이 왔었다. 이제 다시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역시 가는 길은 험난. 비행기와 안 친함.

양평-인천 2+ 인천-프랑크푸르트 11+ 대기 2+ 프랑크푸르트-밀라노 말펜사 1+ 비행기 내려서 자동차로 밀라노-토리노 +1= 17시간
토리노 호텔에 도착하니 그곳 새벽 1시. ㅠㅠ
(젊을 때 다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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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다음날은 일정이 없었다. 좀 쉬다가 Porta Nueva에서 부터 중심 광장까지 쭉 걸었다.
미세먼지와 싸우다 온 나는 파란 하늘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고, 다음은 따가운 햇빛, 그리고 어김없이 광장.

Museo Ettore Fico의 무나리 전을 보러 갔다. Piazza Castello에서 트램을 타고 일단 북쪽으로 왔는데 아랍시장을 지나고 중국거리를 지나고...어째 저런 뮤제오가 나올 것 같지 않은 분위기..헤메다 겨우 찾았다.
겨우 찾은 보람이 있었다. 뮤제오 자체가 근사했다. 무나리는 물론.





브루노 무나리의 전시는 실제로 보면
참 섬세한 사람이군. 생각하게 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커다라 무나리의 모빌들: Lines 전시때 생각해 볼 만한 "선"의 공간.

호텔에 돌아왔더니, 함께 "글없는 그림책" 패널 디스커션을 하기로 했던 Aaron Becker가 유럽 순회 일정을 마지막 순간에 취소했다는 소식.
갑자기 혼자 하게 되어 간단한 프리젠테이션을 짜야했다. 이런 돌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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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Lingotto 역에서 내려 지상으로 올라오니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대부분은 학교에서 그룹으로 나온 학생들.

(사진 출처: 토리노 북페어 홈페이지)

북페어 장 옆에 있는 이 건물은
Lingotto- Fiat 자동차 공장이었던 건물을 개조하여 지금은 쇼핑몰로 쓰이고 있다.
건물 내부에 조성된 숲이 있다. 꼬라이니 링고또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옥상에
거짓말 처럼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피아트 공장에서 제조된 차를 시운전하던 트랙이다. 건물 꼭대기에서 달리는 기분이 어떨까.

*

페어장 입구에서 Elisa를 만났다. Federico와 함께.
볼로냐에 초대되어 갔던게 2012년. 그런데 오랫만에 봐도 어제 본 듯 하다.
페어측에서 호텔에 welcome pack과 pass를 맡겨 두었을 거라 했는데...체크아웃 시점까지 못 찾았다.

북페어 개장 전.
곧 밀어닥칠 사람들. 폭풍 전야의 고요. 아직은 조용한 부스를 즐기며.

미리 인쇄해 둔 Lines--이탈리아 판은 제목이 Linee-- 아트 프린트에 넘버링하고 사인하고, 엘리사와 함께 꼬라이니 링고또 서점으로.

무척 넓은 서점. 그리고 꼬라이니의 근사한 컬렉션. 책은 여기서 원스탑 쇼핑으로 해결하기로.
Linee 출간에 맞춰 서점 벽을 Linee의 이미지 프린트로 꾸며놓았다.



사실 이 때에도, 게다가 아이들과의 워크샵 시간까지 책이 도착하지 않아 프린트로 진행해야했다.
워낙에 오리지널 미국판은 9월에 나오기로 되어있다. 그래서 이 토리노 페어에 맞추느라 크로니클에서 급히 100부만 항공편으로 보내주었다고 했다. 그나마 그것도 Verona의 운송파업으로 택배가 늦어졌다는.

어찌되었든, 오후가 되어서 드디어 실물을 받아 보았다. 이탈리아판을 먼저 보게 되다니.

Thanks for your effort, Sara. 저 uv 코팅이 처음엔 은박 위로 올라갔고, 그 다음엔 또 코팅 자리가 잘못 앉혀졌었고, 은박은 지나치게 밝아 색 조정--몇 번의 시도 끝에 나온 표지이다. 눈에 탁 띄지 않는 감이 있긴하지만, 그래도 깨끗. 첫 인상은 그래도 담백해 보인다.

이번 방문과 이벤트에 대비. 책들이 쌓여있다. 그림자놀이-Ombra가 없었던 것이 아쉽다. 다 팔려서 그렇다는 거지? 농담하긴 했지만. -재인쇄 준비중.

*

Giovedì 18 maggio 

PATTINARE SULLA CARTA | Laboratorio per bambini

ore 11:45 - Salone Internazionale del Libro di Torino (Laboratorio Immagine 1)

I bambini disegneranno insieme una sola linea continua su un grande rotolo di carta bianca usando vari strumenti da disegno, ma senza mai staccarli dalla carta. Scopriamo la bellezza delle linee che si rincorrono!


11:45 am 워크샵하러 이동.
제목은  "Skating on Paper" 6-9세 대상
7-8세로 예상되는 한 클래스와 몇 명의 개별 지원자들. 스무명 좀 더 되었던 듯.





워크샵 장소가 open space라 웅웅거리는 소음이 심각했다. 능숙한 통역자의 도움으로 무사히 진행. Korean-Italian 통역자는 결국 못 구했다. (이 부분은 다음부터 더 강력히 요구해야) 책도 없이 프린트로 진행했는데, 아이들은 무척 집중해서 잘 들었다. 들었다라기보다는 거의 아이들이 말했다. 끝없이 손을 들었다.
재미있었던 것은 종이가 구겨진 것을 아이들이 "얼음이 깨졌다"라고 인식한 것.

아이들에게 좀 더 큰 종이를, 좀 더 넓은 공간을, 그리고 좀 더 길게 시간을 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보다 다양한 재료도.

아이들에겐 좀 더 찬찬히 눈을 들여다보고 이야기 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시간은 소중하다. 허둥거리다 놓치지 않도록.

무나리가 근사한 이유들 중 하나는, 그가 아이들과 워크샵을 즐겨 했다는 것이다. 그 순간에 집중하고, 결과물을 남기지 않는 형식이 좋다. 단순한 미술 공작이 (어도 좋겠지만) 아니려고 하다보니 어렵게 느껴지곤 한다. 순간의 경험, 집중, 그리고 깨달음의 여운. 그렇다면 최고의 워크샵이겠지만, 막상 그 경험이 부족한 것은 나이므로 내 자신이 가장 큰 걸림돌이고 한계다.
그러나, 결국 아이들을 만나고 보면, 모든 것이 기우였다는 걸 알게 된다. 아이들과의 작업은 즐겁다.

마르지아가 와서 지켜 보더라. 그의 흥미로운 눈길이 느껴진다. 그는 항상 그렇다. 만토바에서도, 볼로냐에서도.

*

잠시 숨돌리고 다시 책 구경.
이탈리아 판 Ask Me가 나온 Terre di mezzo의 부스. 워크샵 끝나고 찾아왔길래 잠깐 인사했는데, 부스에 내가 들렀을 때는 담당자가 보이지 않았다. 이곳에서 이탈리아 판 This Beautiful Day도 출간될 예정. 이탈리아에 두 개의 라인이 생겼다. 서로 다른.

이번 방문은 꼬라이니와 북페어 측에서 기획한 것이라 뭔가 이쪽에서 나를 가져다 쓸 기회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았던 모양.

같은 부스에서 최경식 작가의 "파란 분수" 이탈리아판을 만났다. 반가워서 한 컷.
한 켠에 어린이 책 도서관 형식의 서점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호기심 어린 손가락들이 책장을 뒤적인다. 여기서 제가 골라 사간 그림책들에 대한 기억은 소중할 것이다.
안쪽에서 진행된 전시 두 개.
두 전시 모두 좋았다. 이번에 Transbook에 대해 감을 잡은 것이 성과. 다음번에 벨지움? 아마도 그렇게 연결되겠지.
세 개의 화면속을 오가는 뽈 꼭스는 편안해 보였다.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사람들은 그렇다. 무엇을 정해두지 않아요. 모든 관습에 관심 없어요. 즐겨요.

그렇게 즐기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즐겨야 나올텐데.
숨을 들이마셔 내 안의 공간을 넓히는 기분이다. 오랫만에 부푼 마음을 느낀다.
그러니 이런 저런 이유로 너무 허덕이지 마시라. 그 누구에게도 손해다.
좋은 작업은 그런 작가의 부푼 마음을 전해준다.

키티 크라우더의 책. 그런 부푼 마음으로 그렸을 한 장면. 키티, 멋지다.

*

LEGGERE I SILENT BOOK | Incontro per insegnanti

ore 16:30 - Salone Internazionale del Libro di Torino (Spazio Book)

Un libro senza parole è un libro aperto a tutti: aperto a ogni lettore e aperto a mille storie, a mille letture. Come nasce, come si utilizza e come possiamo leggerlo insieme ai bambini e ai ragazzi? Ne parliamo con due autentici maestri mondiali del silent book: Aaron Becker e Suzy Lee. Modera: Eros Miari.


네시 반 부터 "글없는 그림책"에 대한 토론.

Aaron Becker 없이 Eros Miari 를 moderator로 세 명의 패널들 ( the members of  the Coordination for Education to Reading (Teresa Porcella, Ilaria Tontardini, Cristina Busani)과 함께 진행.


(photos:https://www.facebook.com/teresa.porcella)

내 책들에 관한 overview presentation을 하고- 주로 교육적인 측면에서의 글없는 그림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슬라이드쇼에서 음악의 무게, 글없는 그림책과 음악- 둘의 관계
글없는 그림책을 읽는 두 가지 방법- in complete silence / make readers talkative
검정 페이지를 좋아하던 아이의 이야기--reading in their own way
글없는 그림책의 대상
글없는 그림책 함께 읽기- 자폐아동/ 병원/ 은퇴자..현장읽기의 사례들/ 변화하는 아이들
어떤 질문을 받아도 답변은 결국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글없는 그림책은 책 안에 주된 목소리가 없으므로 누구의 목소리도 될 수 있고, 결국은 자기의 목소리로 자기가 본 것과 생각한 것을 이야기 하게 되는 좋은 communication tool.

모든 질문이 다 나를 향해 있어서 (토론이라더니) 답변하느라 바빴는데, 중간 쯤 마르지아가 질문아닌 코멘트를 길게 해주어 고마웠다. (그는 지켜보고 있다) --예전 볼로냐 Mambo 전시 컨퍼런스때도 했던 이야기로 기억되는데, 그는 내 책이 object로서의 그림책의 감각을 담고 있다는 점, 그리고 내가 작가로서 모든 것의 디자인까지 다 한다는 것이 특이하다고 지적했다.

나중에 밀라노에서 피에트로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내 책이 "디자인 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는 것. (난 오히려 누가 꼬라이니 아니랄까봐 똑같은 지점을 지적하는 것이 재밌다. 그러니까 "디자인"이란 것은 그들에게 그토록 중요한 것이다.)

+피에트로의 코멘트를 더 덧붙이자면, 무나리와 내 작업의 유사점이라면 디자인 적이라는 것인데, 무나리의 책은 차갑고 이지적인 반면 수지의 작업은 따뜻함을 가지고 있다.는 요지였던 것으로 기억.
"어린이 그림책"을 놓칠 수 없는 지점이 또 거기다. 내 작업이 자꾸 그쪽으로 가는 것도 그래서이다. 그 따뜻함이라는 것 떄문에.

*

끝나자마자 나오는데 인터뷰가 하나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앞서 이벤트 때문에 영혼이 좀 나가 있었는데 ㅠ
또 동영상 인터뷰라니 (계속 남을...) 정신 차리고 대답하느라 ..

그런데 인터뷰어가 떠나면서 유명인들은 고압적이거나 무례한 사람들이 많은데 친절하게 성실히 응해줘 고맙다.라고 굳이 말해줘서 인상적. 무척 어려워하던 인상. 인터뷰어의 직업도 고되겠구나.

그 다음엔 또 이탈리아말만 하는 사진사에게 끌려나가 과장된 포즈 (하라는대로)로 사진찍고 (그니까 이분은 누구신데)
그러나 아마 눈은 풀려있었을 것. 더 이상 볼의 근육은 웃는데 협조해주지 않았고.

아직 안 끝났음. 다시 꼬라이니 링고토 서점으로 올라가

FIRMACOPIE E MOSTRA | Salone off

ore 19:00 - Bookshop Corraini Lingotto (presso Pinacoteca Agnelli)

In occasione dell’uscita di Linee, il nuovo silent book dell’illustratrice coreana, la libreria Corraini Lingotto ospiterà una piccola mostra con una selezione di stampe provenienti dal libro e un firmacopie con l’autrice.


요청하는 사람들에게 사인해주고 다같이 저녁먹으러 출발.
택시 탈 때 잠깐의 해프닝이 재밌었다. 택시를 타려는데 줄이 없다. 마구잡이로 대충 먼저 타는 게 임자다. 마르지아가 나서 줄을 서라고 하고, 마우리지오는 난 나가서 타겠다 걸어가버리고. 결국 다른 쪽으로 걸어가다 마침 들어오는 택시를 냉큼 잡아서 타버림. 예전에 밀라노에서 우연히 만났던 인선이의 파란만장 이태리 유학기를 들으며 나왔던 말: 이탈리아에서는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가 상기되던 순간.

어쨌거나 corso vittorio emanuele 상의 어딘가에 있는 (이름도 잊었다) 일본+시실리안 퓨전 레스토랑. 시실리안은 궁금했으나 아무데나 붙는 일본식 퓨전은 무척 의심될 수 밖에.

북페어의 거대한 인파와 소음은 모두를 피곤하게 한다. jet lag에 몇 개의 이벤트를 한 나로서는 이미 체력의 한계치를 넘어섰으나- 맛있는 저녁과 즐거운 대화를 기대하며 식당에 들어섰다. 메뉴 연구 끝에..결국 개중 가장 시실리다운 음식으로 추천 부탁, 두터운 우동같은 면에 토마토 베이스이지만 페스토를 곁들인 파스타로 낙착. 뭔가 날생선에 올리브유를 잔뜩 친 전채요리도 나쁘지 않았으나, 나머지 멤버들이 열심히 고른 니기리 스시와 김초밥등은...안습.
엘리사는 스시를 하나 먹더니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맛"이란 말로 가볍게 정리. 와인은 맛있었다.

이번에 가서 거의 모든 꼬라이니 직원들을 만난 듯. 꼬라이니 부부, 14년 연애하고 일주일 후 결혼하는 일레니아, 혹시 글쓰세요?에 화들짝 놀라던 로나 (판타지 소설 지망생), 그리고  dear 엘리사, 페데리코와 크리스티아노, 밀라노에서 만난 마리나와 돈, 피에트로와 일레리아 부부, 그들의 딸 스텔라와 마틸데.

*

도대체 이탈리아와 어떻게 연을 맺게 된 걸까 싶은 저녁. 2001년 볼로냐에서 그들을 만나고 2002년 Alice 책이 출간되고 16년째 이곳에서 함께 있다.


1부 TORINO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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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힌토끼 | 2017/06/06 14:22 | 그림책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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