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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

마루 창 앞, 딱 우리가 드나드는 길에 거대한 거미줄이 생겼다. 엉덩이 뚱뚱한 왕거미가 기막힌 솜씨로 오른쪽 소나무가지에 한 줄 걸고 왼쪽 꽤 먼 매화나무에 한 줄 걸어 족히 3m는 될 너비로 만든 거미줄이다. 아침 등교길에 이슬이 잔뜩 걸린 장관에 산 바다와 함께 경탄 경탄. 그래도 바로 집 앞이라 저걸 그냥 둬야되나 말아야하나 생각했다.
산이는 집에 누가 오면 혹시 모르고 지나가 거미줄이 부서질까 노심초사했다.

오늘 아침. 거미가 밤새 애써서 한 층 더 만들었다. 어이구. 더 커졌다. 그걸 둘이 바라보고 있다가 내가 무심코

"거미는 알까? 우리가 자기를 도와주고 있다는 걸?"
그랬더니 산이 왈,

"누군가도 우리를 보며 그렇게 생각하고 있겠지. 이를테면 엄청 큰 거인이 우리를 일부러 안 밟고 다닌다거나..."

열한 살 산이는 자연을 그리보고 있구나.  

by 힌토끼 | 2017/09/16 11:19 | 산+바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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