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s the use of a book without pictures or conversations?"said Alice.
by 힌토끼
메모장
그림+책을 만드는 힌토끼의 잡다한 이야기
suzyleebooks.com
카테고리
전체
그림책
그림+책
Bloomington
산+바다
토끼굴 일상사
Singapura
letters
번쩍
poignant
정답은 없다
작가가 작가에게
산+바다의 책장
나를 만든 책
미분류
최근 등록된 덧글
답이 늦었습니다. 메일 ..
by 힌토끼 at 07/24
그르쟈. ㅎㅎ 보고 싶..
by 힌토끼 at 06/22
조카 생일선물로 사랑해..
by 멍청한 얼음의신 at 04/23
오 이제야 도착했구나. ..
by 힌토끼 at 04/17
아이가 눈썰미가 있네요...
by 힌토끼 at 04/17
자세하게 내용 정리해주..
by 멍청한 얼음의신 at 04/15
감사합니다~~^^
by 힌토끼 at 04/09
엉뚱한 지점 ㅎㅎ 기대..
by 힌토끼 at 04/09
잘 읽고 갑니다~ 덕분에..
by 장자의꿈 at 04/06
좋은 이야기~ 덕분에 ..
by 수쿠 at 04/05
최근 등록된 트랙백
이전블로그
more...
이글루 파인더

rss

skin by 네메시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을 다 읽어버렸다. (아끼면서 읽었다)
(전자책을 읽으니 책장이 줄어드는 맛이없다. 하여간 마음에 안 든다)

책 마지막에 역자가 작가 아고타 크리스토프 Agota Kristof의 인터뷰 중에서 발췌한 글이 있는데, 좋다.

글 쓰는 행위/ 나의 경우, 글쓰기는 하나의 습관이다. 나의 아버지는 초등학교 교사로 항상 무엇인가를 쓰시곤 했다. 우리 집에서는 책이 항상 대단한 가치를 가진 물건이었다. 작가가 된 나의 동생은 부다페스트에 살고 있는데, 그는 많은 소설들을 썼다. 나는 망명 후의 여공 시절에도 공장에서 일하며 머리로는 시를 짓곤 했다. 기계의 리듬에 맞춰서. 작품을 끝냈을 때의 기분은 허탈했다. 완성된 작품은 이미 내 것이 아니다. 쓰는 행위를 정신분석과 같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하나의 작품을 완성했을 때 거기에 행복이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그것은 하나의 속임수이다. 쓰면 쓸수록 병은 더 깊어진다. 쓴다는 것은 자살 행위이다. 나는 쓰는 것 이외에는 흥미가 없다. 나는 작품이 출판되지 못하더라도 계속 쓸 것이다. 쓰지 않으면 살아 있을 이유가 없다. 쓰지 않으면 따분하다.

*

일부러 연결해서, 혹은 기획해서 세 편으로 쓴 것은 아니라는데, 세 편을 한 제목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아래에 묶었다고 되어있다. 소설들도 원제목이 훨씬 좋다.

커다란 노트 Le Grand Cahier 1986
증거 La Preuve 1988
세번째 거짓말 Le Troisième Mensonge 1991

세 편이 엎치락 뒷치락 서로를 엎어가며 종국에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허구인지 흐려놓는다. '소년의 나체처럼'--작가의 말대로 아무런 수식도 없는 간결한 문체가 모든 것을 한편의 부조리극 처럼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주요 인물들이 픽픽 죽어나가서,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헉 소리를 냈다.

전쟁과 혁명을 통과하는 무력한 개인들은 도덕으로부터 자유롭고, 그러면서도 (아무런 수식없이) 서로가 서로를 보살핀다. 심리묘사가 없어 소설은 매우 빠른 속도로 흐르지만, 그 흐름속에서 계속 명료하게 생각하게 만든다. 다 읽고나니 머리가 개운하다.


by 힌토끼 | 2018/07/30 07:11 | 그림책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tokigool.egloos.com/tb/591087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