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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은 책에

아니에요. 그런 부담은 가지지 마세요.
모든 독자가 모든 책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샀으나 미처 가져오지 못한 경우도 있고, 갑자기 작가를 만나게 될 수도 있고…여러 상황이 있지요.
작가는(저는) 기본적으로 독자들이 맞아주고, 아는 척 해주면 고맙고 반갑습니다. 그 누구보다 독자에게 고마운 마음입니다.
여기 쓰인 사례나 그리고 김금숙 작가님이 쓰신 글도 작가를 존중하는 전반적인 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의도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은 강연이나 북토크 등 독자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진심으로 만나는 독자 몇 분만 있어도 작가는 행복합니다. 반대로, 무례한 독자 한 두 분만 만나도 그 자리가 섭섭해지기도 하는 것 뿐이지요.
작년 스페인의 문학 축제에 초대되어 갔었는데, 제 강연 후 사인 줄이 아주 길지는 않았지만, 오래되어 빛 바랜 표지의 책들을 낑낑대며 들고오신 사서 선생님들을 여럿 만났습니다. 여기서 너를 만나다니! 하는 반짝반짝하는 눈빛으로 사인을 요청하는 그 분들의 책에는 정말 뭐라도 더 쓰고 더 그려드리고 싶었지요.
작가를 반가워하는 마음은 전해져요. 수줍게 종이며 수첩이며 손등(!)을 내미는 아이들 어른들.. 독자들은 항상 고맙고 반갑습니다. 어쩌다 한 번 만나게 되는 그 순간을 서로 소중히 하면 되는 것 같아요.
행여나 이 포스팅이 독자들에게 부담을 주는 글이 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오히려 저는 강연을 준비해주시는 주최측에서 적절한 방식으로 제도적으로 작가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만들어주시면 좋겠어요. 강연 때 독자들에게 나눠줄 수 있도록 (퀴즈 타임!) 책을 미리 사서 구비해주신다던가, 강연 후에 내키시는 분들이 작가의 책을 구매할 수 있도록 책을 구비해주신다거나.. 말이죠.
학교에 작가가 올 때는 적어도 그 작가에 대해서 미리 알리고 책도 읽게 독려하고..하는 것들이 필요할 것이고요. 저도 저희 아이들 초등학교에서 “도서회 엄마”로 일했었는데요. ^^ 작가와의 만남 주선하면서 사서선생님과 엄마들과 많은 것들을 준비했었어요. 한달 전부터 각 학년에 들어가 해당 작가의 책을 읽어주고, 질문지도 만들고, 작가 그림책을 보고 아이들이 그림을 그려서 도서관도 꾸미고 말이지요. 그리고나서 작가가 다녀가면, 그 작가는 아이들 기억속에 새겨져요. 그리고 “작가”라는 사람을 실제로 보는 경험은 또 다른 문을 아이들에게 열어주지요. 그 소중한 기회를 그저 시간을 메꾸는 정도로 소비한다면 안타깝잖아요.
저는 책을 가져오시면 “정말” 좋지만, 혹여 책이 없으시면 메모지 내미셔도 좋아요. 그때 눈 한번 맞추고, 독자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면요.
저번에 교보문고에서 출판문화상 북콘서트 했을 때, 강연을 들으셨던 많은 분들이 교보에"강이" 책이 금방 떨어져 없더라면서 사인 못 받아 아쉽다고 해주셨어요. 북토크 하면서 책을 많이 구비 해 놓지않은 교보가 좀 야속하기도 했지만, 실은 작가를 위해 책을 사놓고자 했던, 혹은 강연 후에 재빨리 가서 사오려고 했던 분들의 정성이 느껴져 실은 뭉클했었죠.
그날 어른 청중들 사이에 앉아있었던 한 아이는 일부러 멀리서 와줬고, 책을 참 자세히도 보았고, 질문도 했고, 사인도 받았고, 사인 받으면서 저에게 계속 뭔가 물어봤어요. 그때 제가 한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제가 마음에 들었는지 ^^;; 아니면 그 아이 엄마가 그냥 그러고 싶으셨던건지 모르지만, 사인받고 나갔다 다시 돌아와서 케잌 두 조각을 주고 가더라고요. ( 아 이렇게 쓴다고 사인회에는 작가에게 케잌을 줘야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없겠죠 설마…ㅎ)
독자와의 만남은 소중합니다. 독자들도 작가를 위한 마음이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 보여주면 좋겠어요. 어떤 형태로든 서로 주고 받는 만남은 오래도록 기억되겠지요. 작가들도 사람이라 ㅋㅋ 사랑받고 싶어합니다.. 그 힘으로 계속 또 가겠죠.
혹시나 싶어 쓰던 글이 길어져버렸네요.
어쨌든 부담 노노.
by 힌토끼 | 2020/02/12 09:32 | 그림책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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