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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일차_P1_물건들: 하루살이




부산에 다녀 온 피로가 쌓인 건지, 그냥 혼자 계신 어머님을 뵙고 오니 마음이 그래서 그런 건지. 겨울들어 더 건조한 아파트 때문에 잠을 설친다. 물기 바싹 마른 낙엽마냥 (촘이는 생생하던데!) 기운이 없다. 기운이 없다가 애들이 일어나고 재잘거리면 기운이 또 솔솔 난다. 어제는 산과 바다의 게임시간 벌기 공연이 있었는데--바다의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와 산의 "가라사대"를 보고 났더니 에너지 레벨이 꽉 충전되었다. (물론 게임시간을 조각조각 나눠쓰는 산과 실랑이하긴 했지만--아이들과 관련해서 에너지 레벨이 낮아지지는 않는다)

지난 주에 마감하느라 미뤘던 통화를 정편집자님과 하고 나니, 할 것이 매일 늘어나는 기분이다. 주기적으로 스스로에게 깜짝 놀란다. 어엇 내가 언제 이렇게 이걸 다 하겠다고 약속을 했지? 잠깐만..일단 여태까지 원고 정리해야하고, 그늘 책 시작을 해야하고, 물 책 진행을 해야하고, 미국 책 수정 해야하고, 전래 전시 생각해야하고, 전래 새 책 생각해야하고, 갤러리 미팅하려면 여름 전시 계획도 좀 정리해야하는데....

최작가님이 보내준 인터뷰 원고를 드디어 어제 찬찬히 다시 읽어보니, 원고 속의 내가 "너무 재미있는 게 많아서 큰일이에요"하고 외치고 있다. 이거--한참 바캉스 원주 전시 중에 한 인터뷰인가보다. 바캉스에 관해 계속 떠들어댔는데 그건 다 자르셨군...하긴 두서없이 신나게 이야기 했는데, 쓸 만한 내용은 없었을 수도. 내가 스스로 조증과 울증을 널을 뛴다고 했는데, 조증의 정점에 있을 때 한 인터뷰인가보다. 다시 읽어보니 정말 철없고 대책없는 작가다...읽는 사람 황당할 것 같다.

하루살이의 특징은 계획이 없다는 거고 (물론 겉으로는 계획이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정말 계획이 있다면 이따구로 계획을 세울리가 없다), 계획이 없어서 즐거운 거고, 즐거운 상태에서 막 일을 벌이고, 다음 날, 어, 누가 이런 계획을 세운거지? 하고 픽 죽어버린다. 아 그냥 뇌가 없는 건가? 그런데 정 편집자님과 전화 끝에 달아오른 머리를 좀 식히려고 걸으러 나갔다가, 전래 시즌3 "이렇게 하면 재밌겠다"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걷다 말고 들어와서 있는 자료를 다 펴놓고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며 노트에 써내려갔다. 어, 어, 이것 재밌겠다. 이것에서 가지를 쳐서 저것도 하면 좋겠다. 아, 책 두 권 만들면 총무님 한테 혼날텐데. 책 두 권 만들 시간은 없는데. 안 되겠다. 한 권 만 해야겠다. 그런데 재밌겠다! 지금 바로 해야 할 일이 눈 앞에 있는데, 또 딴 생각하면서 재미있어하고 있다. 아, 이것은 병이구나. 내가 새삼스럽게 이건 병이야. 하고 있으면 옆에서 남편이 그런다. 그래 병이야. 그리고 너는 워커홀릭이야!

다시 에세이를 붙들고 이걸 어떻게 정리해야 하나 생각하다가 에너지 레벨이 또 쭉 떨어졌을 무렵, 바캉스 전시 관련 Q&A에 강작가님이 썼다는 바캉스 참가의 변을 읽었다. "그냥 뛰고 싶은 사람"이란 표현을 읽고 에너지 레벨이 또 쭉 올라간다. 그렇지 그렇지, 이렇게 좋은 작가들과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라는 것을 잠깐(아주 잠깐) 잊었어. 자꾸 이것도 일로 보이면 안 되잖아...하다가 또 급하게 요청들어온 검은 새 영문 번역판을 수정하다가, 갤러리 계약서 다시 검토하다가, 밀린 메일 답장하다가 또 일에 엉킨채로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조작가님이 두 시간 반을 들여 (ㅋㅋ 그래 수정까지 세 시간)동물원 책을 파놓으셨다. 자기가 써놓고 따뜻한 글이란다. (그런데 정말 마음이 따뜻해졌다) 백일 글 쓰기에 동참하여, 그냥 내가 인증해주는 것인데도 하루도 안 빼고 열심히 그리는 (또다른) 강작가님이 또 촘이 그림을 보내셨다. 에너지 레벨 급상승--이 기세를 몰아 작업실에 가야하는데 너무 추울 것 같아 나가기가 싫다. 그래도 가야한다.

오늘은 꼭 종이를 펴놓고 와야겠다. 내가 인터뷰에서 그랬듯, 오늘의 내가 종이를 펴 놓아야 내일의 내가 그림을 그릴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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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힌토끼 | 2021/01/13 09:37 | 100일의 글 쓰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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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와! at 2021/01/13 10:15
하루살이가 백년의 계획이 있는 듯! 작업 이란게 그때 그때 아니면 그 영감을 놓칠까 두려운게 작가의 삶일지도. 이제껏 만든 작업 만큼 하고 싶은 작업이 그득할 수지 작가님 머릿속이 보지 않고도 느껴짐. 단지 이제까지 그래 왔듯이 바짝 확 쏟아 부을 그 시간들 일정을 잘 조율 하면 될듯! 이젠 정체성 으로 받아 들이고 ! 멀티플 작업 스타일에 의심 갖지 말기를!
건강 잘 관리 하면서욤!!! 힘내욧!!!
Commented by 케이크너무이쁘다 at 2021/01/13 14:39
케이크 너무 이쁘네요 ㅎㅎ 그죠.. 워커홀릭..ㅜ (주위분들 힘든데ㅜㅜ)
진짜 한 권만 하실라나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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