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장
그림+책을 만드는 힌토끼의 잡다한 이야기
suzyleebooks.com 카테고리
전체그림책 그림+책 바캉스 프로젝트 여름책 강연 100일의 글 쓰기 함께 만드는 가이드 산+바다 토끼굴 일상사 letters 번쩍 poignant 정답은 없다 작가가 작가에게 산+바다의 책장 나를 만든 책 info Bloomington Singapura 놀이 예술교육 전시 흰토끼프레스 Reading People 조용한 생활 피드백 굿즈 좋아보이는 것들의 비밀 두 사람의 글쓰기 공연 미분류 최근 등록된 덧글
외국살이가 힘들 때가 그..by 힌토끼 at 05/15 아직 못 정했습니다 ㅠㅠ.. by 힌토끼 at 05/03 저도 오래된 이글루 주.. by 오래된이글루주민 at 05/02 에밀리는 포인트 1점가.. by 에밀리 at 04/19 에밀리, 그런 의문이 들.. by 힌토끼 at 04/17 낯설지가 않아요ㅎ 페이.. by 에밀리 at 04/16 4c는 내자리인데요ㅎㅎ by MZ좌석 at 04/13 오모나 누군지 귀에 침 좀.. by 순천행1인 at 04/13 그러게. 우린 어디로 가나. by 힌토끼 at 04/04 After 이글루스 is no lo.. by Emily Cho at 04/02 최근 등록된 트랙백
이전블로그
more...이글루 파인더
|
안녕하세요 그림책 작가 이수지입니다.
아름다운 도시, 전주에서 열리는 두번 째 전주 그림책 도서전 개막을 축하드립니다. 도서전은 작가로서도 독자로서도 참 기쁜 일입니다. 저는 이번에 바캉스 프로젝트 작가들과 함께 이 축제를 축하하려 같이 왔습니다. 저희는 전주는 인연이 깊은데요. 지난 해 전주 연화정 도서관에서 바캉스의 모든 작가들에게 강연할 기회를 주셨고 따뜻하게 맞아주셨죠. 바캉스 프로젝트는 한국 그림책 작가 열 다섯명의 모임으로 우리 옛 이야기를 현대적이고 실험적으로 다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 각자의 독립적인 작가들이지만, 함께 프로젝트를 할 때는 갑자기 서로 연결됩니다. 그림책 작가들은 모두 하나의 독립된, 아주 독특한 섬들이죠. 각자의 섬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얼핏 부족한 것 없이 자급자족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은 또 밖으로 연결되기를 바랍니다. 창작자로서, 고립되야 좋은 작업이 나오기도하고, 이어져야 좋은 작업이 나오기도 하지요. 이런 섬들을 이어서 자원으로 불러내고 함께 즐기고, 누리는 것이 어쩌면 이런 도서전인 것 같습니다. 작가들은 섬에서 나와 자신들을 사랑하는 독자들을 만나고, 나누고, 누리고, 그리고 다시 섬으로 돌아가는데, 바로 그 역할을 해 주고 계시는 거죠. 이 번에 막스 뒤코스라는 프랑스의 아름다운 섬을 연결해 주신 덕에 저는 그 섬을 구경할 기대에 부풀어있습니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어떻게 그 섬을 구경하겠습니까. (내일 강연도 기대합니다.) 바캉스의 열 다섯개 섬을 연결하는 것도 힘든데, 이렇게 큰 행사를 치루는 것은 얼마나 어려울까 싶습니다. 저는저희 모임에ㅅ서 항상 먼저 일을 시작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말만 많이 하고 실은 하는 일은 별로 없는데요, 저는 그것도 참 힘듭니다. 이 다양하고 독특한 인간들을 한데 모아 뭔가 한 가지 일을 해내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 모임은 잘 유지되고 있고 기분도 좋습니다. 그럴 수 있는 바탕에는 딱 한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을 좋아하고, 서로가 만든 결과물이 진심으로 궁금한거죠. 그림책 도서전도 그럴 것 같습니다. 막상 일이 시작되면 운영이 너무너무 힘들지만, 이것을 기획하는 일이 너무너무 재미있고, 그 결과로 전주의 시민들이 기뻐하는 걸 보면 더 큰 기쁨으로 돌아올테죠. 이 일은 정말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인거죠. 그래서 너무너무 힘들지만, 그 기쁨을 동력으로 또 그 다음 해를 준비하겠지요. 전주시에서 이런 다시 못 올 순간을 후원하고 함께 기획하고 있다는 사실은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멋진 자원이 있고, 그 자원을 잘 알고 더 근사한 일로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전주에 있고, 그 사람들의 가치를 알아보고 귀하게 여기는 든든한 뒷배가 있다는 것은 가장 좋은 경우 일 것 같습니다. 그림책은 어린이와 어른 모든 사람을 끌어안는 다정한 매체이고, 이것은 세월이 가고 세상이 바뀌어도 변치 않는 사실입니다. 이 문화적인 즐거움과 축복을 아름다운 전주가 계속 차근차근, 모든 시행착오를 겪으며, 새롭게 배우고, 더 넓어지고, 단단해지면서 더더욱 아름다운 축제로 자리잡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응원합니다.
| ||||